"나의 아저씨" 16화 마지막 리뷰

이미지 출처 : http://program.tving.com/tvn/mymister


정말 본방사수 하며 감동 깊게 보았던 몇안되는 인생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 대한 리뷰가 있어 링크/스포를 포함하여 남깁니다.


*극중한마디*

훈(이선균) : '지안(至安)! 편안함에 이르렀나?'

지안(이지은) : '네. 네...'



네이버 블로그 "감성혁명"님의 "나의아저씨 리뷰"글 입니다.

출처 

https://blog.naver.com/PostList.nhn?blogId=hixxhim&from=postList&categoryNo=11



결국... 끝까지 이르렀네요.
그 끝은 당연히 이별(離別)의 이야기입니다.


먼저 정희와 겸덕의 이별...

"청년으로 떠났다가 중년으로 오셨네."
"여길 왜 못왔나?
한 시간 반이면 오는 데를 20년 가까이 왜 못왔나?
마음에 걸리는 게 있어서 못왔던 것 같애..."
"이젠 걸리는 게 없니?
나 니 마음에 걸려라 걸려라 하는 심정으로 살았는데
나 이제 무슨 짓을 해도 니 마음에 안 걸리는 거니?
그럼 나 이제 무슨 낙으로 사니?"
"행복하게. 편하게..."
생각 대신에 죄책감을 잘라낸 겸덕은
마음에 걸리던 정희를 비워내고
정희에겐 새삼스럽게
행복의 의미를 찾아야 할 숙제가 주어집니다.


다음은 할머니와 지안의 이별...

꽃잎이 떨어지는 소리를 궁금해하셨던 할머니가
꽃잎이 떨어지는 봄, 어느 날
그녀가 사랑했던 달나라로 떠납니다.
동훈에게 전해지는 부음(訃音)...

지안이 할머니께 이별을 전합니다.
할머니의 차가운 몸을 안으며 수화로...
"나 할머니 있어서 행복했어.
나 만나줘서 고마워.
내 할머니 되줘서 고마워. 고마워...
우리 또 만나자. 응?
다시 만나자? 다시 만나자?..."

그 가엽고 서글픈 헤어짐에
우리들 나름의 비슷한 경험과 기억을 덧입혀
우리도 같이 웁니다.

한 때, 두 날개가 꺾이고 부러진 채
피투성이가 되어 지옥같은 땅을 헤매던 어린 새,
스물 한 살 어리고 외로운 상주(喪主)에게
후계동 식구들이 힘을 줍니다.

자기 인생 최고의 기똥찬 순간을 위해 모여진
상훈의 비상금은 이 순간을 위해 쓰여지고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어
왁자지껄 자리를 지킵니다.
기범은 힘내라고 용기를 주고
춘대는 할머니의 복(福)을 축복합니다.

축구를 하는 후계동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하나하나 가슴 속에 새기는 지안...
할머니의 유언같은 당부를 떠올립니다.
"참 좋은 인연이다. 귀한 인연이고.
가만히 보면 모든 인연이 다 신기하고 귀해.
갚아야 돼. 행복하게 살아. 그게 갚는 거야..."
동훈과 그 형제들, 정희와 후계동 식구들에 의해서
모든 상처를 치유받은 지안은
이제 감사와 행복의 의미를 가슴에 품고
하늘 높이 비상을 꿈꿉니다.
할머니의 유골함에 이마를 맞댄 채
그들만의 작별을 하면서...

지안이 할머니의 죽음을 전화로 전해듣는 숏부터
장례식을 마치는 숏으로 이어지는
30분간의 시퀀스는...
소리가 부재하는 진공의 세계에서
비참하지만 순수한 삶을 살았던 한 사람의 죽음과
그 죽음을 따뜻하게 지켜주는 사람들과
그 속에서 다시 태어나는 한 사람의 삶을
아름답고 숭고하게 교차시키는,
차라리 한 편의 신화(神話)입니다.
이 위대한 작품의 품격(品格)이 고스란히 담겨진...


마침내 동훈과 지안의 이별...

"밥 좀 사주죠. 술도."
동훈과 지안이 처음으로 건배와 웃음을 나누었던
술집에서의 마지막 자리...
부산으로 날아간다는 지안에게 동훈이 묻죠.

"왜 그렇게 멀리 가?"
"생각만 해도 그지같잖아요.
아저씨 한 번 볼까싶어서 이 동네 배회하고 다니는 거.
죽었다 깨어나두 행복할 거라면서요.
나 없이도 행복한 사람 무슨 매력있다구.
딴 사람으로 살아보구 싶어요.
나를 아는 사람은 한 명도 없는 데로 가서.
과거는 하나도 없는 사람처럼...
우연히 만나면 반갑게 아는 척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고마워요. 다 털게 해줘서.
고마워요. 나한테 잘해줘서..."
"너 다 죽어가는 나 살리려구 이 동네 왔었나보다."
"난 아저씨 만나서 처음으로 살아봤는데..."
"이제 진짜 행복하자..."

지안과 일년에 두 번,
설과 추석에 만날 것을 약속함으로써
인생숙제를 마친 정희가 그들의 이별을 입회합니다.

"한 번 안아봐두 돼요?"
그토록 간절히 염원했던 둘의 포옹...
지구라는 푸른 별이
달이라는 노란 동반자를 가진 이래
우리의 눈으로 목격한,
가장 아름답고 따뜻한 포옹...

'안녕... 나의 아저씨... 내 사랑하는 아저씨...'


그리고 그들의 삶은 다시 쓰여집니다.

자가치유능력을 상실했던 동훈은 텅 빈 집,
오열로써 썩어가던 가슴 속의 상처를 씻어내고
염치없음에 유라를 떠나보낸 기훈은
깨끗한 종이에 다시 자신의 이야기를
시나리오로 써내려갑니다.
노팅힐이 아니라 후계힐...
지안은 수화를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하며
마음의 빚을 갚고
친절하고 예의바른 마음씨를 실천합니다.


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 去者必返)...
일년의 시간이 흐른 봄, 어느 날
동훈의 중저음 목소리가
자석처럼 지안을 끌어들입니다.

"우리 악수 한 번 하자. 고맙다.
"제가 밥 살게요.
아저씨 맛있는 거 한 번 사주고 싶어요.
전화할게요."
동훈은 마음을 풀어 환한 미소를 돌려줍니다.
그리고는 멀어지는 두 사람...

'지안(至安)! 편안함에 이르렀나?'
'네. 네...'

만약 작가와 감독이 대여섯개의 엔딩을 준비해
제게 하나를 고르라고 했다면,
전 주저없이 이 엔딩을 선택했을 겁니다.
그만큼 아련하고 애틋하면서도
당당하고 에너지 넘치는 이 엔딩을 지지합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여러분과 저의 이별...

평생 흘린 눈물의 삼분의 일을
지난 두 달 동안 흘렸습니다.
동훈과 지안의 가슴 속으로 들어가
함께 아파했습니다.
고단한 삶을 위로받았고
마음의 지옥으로부터 구원을 받았으며
살아가야 할 모습을 각성했습니다.
벅찬 감동을 주체할 수 없어
부족한 글로써 제 자신을 보여드렸습니다.
그리고 그런 제 글을
마치 '정희네'에 들르듯
여러분이 찾아와주셨습니다.
공감해주셨고 연대해주셨으며
당신들의 이야기도 들려주셨습니다.
점점 희미해져가던
가슴 속의 동훈과 지안을 소환하셨고
더 따뜻한 세상을 위한 각오를 다짐하셨으며
자신의 행복을 살필 것을 약속하셨습니다.
그런 당신들로 인해 저도 행복해졌습니다.

그 감사함을 감히 어떻게 말로써 표현할 수 있을까요...


이제 '나의 아저씨'를 글로 나누던
엠팍의 정희네는
오늘로써 문을 닫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당신은 괜찮은 사람입니다. 엄청...

무엇보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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