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저씨" 15화 후기

이미지 출처 : http://program.tving.com/tvn/mymister


정말 본방사수 하며 감동 깊게 보았던 몇안되는 인생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 대한 리뷰가 있어 링크/스포를 포함하여 남깁니다.


*극중한마디*

동훈(이선균) : "그 사람 알아버리면 그 사람이 무슨 짓을 해도 상관없어." 

                      "내가 널 알아..."



네이버 블로그 "감성혁명"님의 "나의아저씨 리뷰"글 입니다.

출처: https://blog.naver.com/PostView.nhn?blogId=hixxhim&logNo=221277617081&categoryNo=11&parentCategoryNo=0&viewDate=&currentPage=1&postListTopCurrentPage=1&from=postList&userTopListOpen=true&userTopListCount=5&userTopListManageOpen=false&userTopListCurrentPage=1



"나의 아저씨"를 지켜보기로 마음먹었던 이유는
가장 먼저 '김원석' 감독과 '이선균' 배우에 대한
신뢰 때문이었습니다.

정작 그들을 만나자마자 마음을 빼앗은 사람은
'이지은' 배우의 열연으로 탄생한
'지안'이라는 인간이었구요.

다음으로 좋았던 것은
이 작품을 감싸는 정조(情操)입니다.
어둡고 쓸쓸하고 아련하며 처연한 정조와
그 정조를 멀리서 안아주는 은은한 달빛,
그 달빛 속에서 슬며시 몸을 드러내는,
공감, 연민, 위로, 각성, 사죄, 용서, 구원, 행복의 메시지...

이 작품은 그 메시지들을
설명하거나 설득하거나 소리쳐 외친 적이 없습니다.
그저...
두 눈부터 젖게 하다가
차츰차츰 온 몸으로 스며들어
마침내 영혼까지 저려오게 했을 뿐입니다.

8주, 14화, 19시간이라는,
어쩌면 찰나같고 어쩌면 영원같던 시간을 통해
차근차근 쌓아올린 서사와
묵묵히 스며든 감정과 정서의 결은
오늘 동훈과 지안의 재회(再會)를 위한
준비작업이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지안이 몸을 숨긴 컨테이너박스를
동훈이 떨리는 손으로 엽니다.

'잘못했습니다'를 열 번 외치고
자신의 오른팔을 제물(祭物)로 바쳐 속죄한
지안의 마지막 위악(僞惡)입니다.

"사람만 죽인 줄 알았지?
별 짓 다했지? 더 할 수 있었는데...
그러게 누가 네 번 이상 잘해주래?
바보같이 아무한테나 잘해주구.
그러니까 당하구 살지!"

마음의 지옥에서 겸덕보다 먼저 구원을 찾은
동훈의 용서(容恕)와 각오(覺悟)입니다.

"고맙다. 고마워.
그지같은 내 인생 다 듣고도 내 편 들어줘서 고마워.
고마워.
나 이제 죽었다 깨어나두 행복해야겠다.
너 나 불쌍해서 마음 아파하는 꼴 못보겠구,
난 그런 너 불쌍해서 못살겠다.
너처럼 어린 애가 어떻게...
어떻게 나같은 어른이 불쌍해서...
나 그거 마음 아파서 못살겠다.
내가 행복하게 사는 거 보여주지 못하면
넌 계속 나 때문에 마음 아파할 거구,
나 때문에 마음 아파하는 너 생각하면
나두 마음 아파 못 살 거구.
그러니까 봐. 봐! 내가 어떻게 행복하게 사나 꼭 봐.
다 아무것도 아니야.
쪽팔린 거? 인생 망가졌다구 사람들이 수근거리는 거?
다 아무것도 아니야.
행복하게 살 수 있어. 나 안 망가져.
행복할 거야. 행복할게..."

동훈의 진심은 지안의 진심으로 가 닿습니다.
"아저씨가 정말로 행복했으면 했어요."

"그 사람 알아버리면
그 사람이 무슨 짓을 해도 상관없어.
내가 널 알아..."

"아저씨 소리 다 좋았어요.
아저씨 말... 생각... 발소리... 다...
사람이 뭔지 처음 본 것 같았어요..."


지안의 임시거처가 '정희네'여야 하는 것은
차라리 당연합니다.

자신을 버렸고 자신을 고난과 질곡에 빠뜨렸지만
여전히 그리웠을 죽은 엄마 대신에...
깨끗하고 포근한 잠자리가 있고
따뜻하고 맛난 아침이 차려진 정희네는
삼만살 지안이가 다시 환생(還生)할,
엄마의 자궁과도 같은 공간입니다.

그 자궁 속에서,

주책맞지만 속 깊은 큰 삼촌 상훈,
뻔뻔하지만 섹시한 작은 삼촌 기훈,
이쁘고 비싼 옷을 물려줄 빠른 써리원 언니 유라,
몇 번을 무너지고 망해도 멀쩡한 아저씨들,
무엇보다
아낌없이 주기만 하는 사랑으로 백만송이 꽃을 피워
그립고 아름다운 별나라고 가고 싶어하는 엄마 정희가...

환하게 비춰주는 빛으로
지안은 이제 다시 태어나려고 합니다.

"다시 태어나면 이 동네에서 태어나고 싶어요."
"그래. 우리 다음 생(生)에 또 보자.
생각만 해도 좋다..."

도청을, 통신을, 아니 끈을 끊습니다.
뚜벅뚜벅...
마지막으로 들려오는 동훈의 발걸음 소리,
뺨을 타고 또르륵 흘러내리는 한 줄기 눈물...
'안녕, 나의 아저씨...
이젠 정말 안녕...'


이제 몇 시간 후
우리는 그들을 떠나보낼 겁니다.

마지막을 위해서 예비된,
동훈과 지안의 따뜻한 포옹이
그 마지막 순간을 함께 하겠죠.

그 포옹은,
이 지구라는 푸른 별이 생긴 이후,
지구에게 달이라는 노란 동반자가 생긴 이후
우리가 목격하게 될
가장 아름다운 사랑일 것이며
가장 따뜻한 온기(溫氣)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떠난 자리,
그들을 떠나보낸, 바로 그 자리에서
우리의 삶이 다시 시작될 것임을 예감합니다.
그 삶이 소중하고 행복함을 느끼고 증명할,
우리의 책임도
바로 그 자리에서 시작되어야 할 것입니다.


행복할게...

행복할게...

행복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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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house